[스티브 잡스 2.0] 43. Steve the Tool Builder

October 12,2012                      hit:(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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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as God Wrought?”(신의 작품인가?) 모르스 부호 창시자 사뮤엘 모르스가 1844년 5월 24일 워싱턴에서 볼티모어로 보낸 사상 최초의 “전보”에 담았던 글이다. 모르스 부호는 이어 인류의 혁신적인 도구(tool)로 진화하면서 전신, 전화, 라디오, 티브이, 영화, 음악 업계를 창시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모르스는 자신을 신이라 여기진 않았지만 자신의 발명품이 가히 신이 창조한것과 같은 “도구”가 될 것을 예감했던것 만큼은 사실이다.

천하의 스티브 잡스라해도 암을 이길 순 없었다. 그의 건강상태는 악화일로였고 1년전 8월24일 애플 대표이사직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암세포의 DNA만을 파괴하는 새로운 치료법에 희망을 걸기도 했지만 그는 스스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자신의 사임을 결정했다. 그로부터 42일만에 스티브 잡스는 56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전세계 애플 스토어 앞에는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와...와...와우...!” 죽기 직전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통증의 괴로움이 아니었다. 마치 터널의 끝에서 새로운 미지의 여행이 시작된 것과 같은 느낌표를 던져주면서 세상을 떠난 그였다. 퍼스널 컴퓨터 분야에서부터 디지털 출판, 애니메이션, 음악, 휴대폰, 타블렛, 리테일링 등의 비지니스를 거꾸로 뒤집어 엎은 그가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잡스 다운 마지막이었다.

한 경영인의 죽음이었지만 그 남긴 족적이 너무나 뚜렷해 그 어떤 말로도 그를 애도하기 힘들었다. 또 그의 이름 앞에는 "창조자"란 말부터 시작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수식어가 등장했지만 어느것 하나 그를 담아내기에 모자랐다. 그의 빈자리는 그렇게 컸다.

실리컨 벨리 파워블로거 존 그루버는 3년전 디지털 산업 비지니스에서 창조적 제품을 주도하는 사람을 “작가주의 개발자”라고 칭했다.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협력과 분담으로 만들어지는 디지털 제품이지만 그루버는 “협업의 성과와 퀄러티는 개발을 책임진 단 한 사람의 창조적 능력과 의지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스티브 잡스를 염두하고 던진 말이었다.

“작가주의”(Auteur)란 영화계에서 창조적이며 예술성 높은 작품을 만드는 감독을 의미하며 혼자 모든 결정을 내리는 감독들이다. 잡스를 가리켜 “작가주의 개발자”란 말은 너무나 적절했다. 그는 모든 디테일에 집찹하면서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만 했고 모든 개발을 주도했다. 자신이 의도하는 제품 하나하나에 사용자 편리성과 심미적 디자인 그리고 성능을 합쳐 완벽을 구현했다. 그리고 그 완벽을 얻기 위해 그는 기존질서를 무너트리는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실리컨 벨리가 낳은 유일무이한 “작가주의 개발자”는 바로 스티브 잡스였다. 무엇이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은 너무나 복잡하고 깊이있게 연구되고 있다. 아마 머지 않아 “스티브 잡스 경영학”이 스탠포드대학에 등장한다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주의 개발자 잡스를 쉽게 이해하는 두 마디는 바로 “Think Different”에 있다. 그는 죽는 그날까지 항상 똑 같아야한다는 생각을 거부하며 살았다. 무엇을해도 남과 다르게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고 머리좋은 학생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교실을 통해 양산되는 붕어빵이 되길 거부했고 언제나 독창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면서 그 해답을 얻었다. 남과 다른길을 고집하면서 스스로의 독창성과 천재성을 키워온 사람이었다.

76년 애플 컴퓨터를 창업했을 때도 그는 남다른 컴퓨터를 만들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그가 아니었다”면이란 가설을 통해 몇가지 시나리오를 엿볼수있다. 마우스로 움직이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운영체제를 통한 퍼스널 컴퓨터 혁명. 아이튠스/아이팟이 가져온 음반업계의 혁신. 픽사가 주도한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대박 성공.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만들어낸 모바일 세상. 이 모든 잡스의 결과물이 사상 최초의 발명품들은 아니었다. 이미 존재했던 것들이지만 그는 다르게 가꾸고 변화시켜 새롭게 정의했던 것이다. 남과 다르게 하자는 잡스의 열정은 세가지 분야에서 잘 나타났다. 완벽한 디자인, 편리한 사용자 경험치, 명확한 기능. 단언컨데 이 모든게 “스티브 잡스의 비젼과 열정, 그리고 리더쉽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애플의 아름다운 기기 속에선 항상 사람 냄새가 흠씬 풍기고 있었다. 아이폰의 예를 보자. 5년전 아이폰을 처음 집어든 한 휴대폰 디자이너는 놀라움에 경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아이폰 오에스의 “바운스 백”(스크롤 끝에서 튕김 현상) 기능을 보더니 마지막 탄성을 자아냈다. “이게 바로 애플이 가장 잘하는 거야! 기계속에 사람의 터치가 보이잖아.” 이보다 더 정확하게 잡스의 의도와 목적을 간파한 사용자는 없었다. 그리고 손가락 끝으로 작동하는 멀티 터치기반의 스마트폰 세상이 다가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가주의 개발자 스티브 잡스는 인간을 떠난 제품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의 고집스런 디자인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아름다움만을 강조한게 아니라 사람에게 친숙한 것으로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었다. 매킨토시와 아이맥으로부터 이어진 그 결정물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아이오에스로 승화됐고 스스로 개척한 퍼스널 컴퓨터를 구시대의 유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잡스는 “기술과 인문학의 교집합을 위하여 당신들에게 새로운 도구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유사이래 사람들은 도구를 통해 발전했고 진화해왔다. 그래서 도구와 사람은 뗄수없는 관계를 유지해왔고 잡스는 사람과 도구의 밀접관계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었다. 1981년 컴퓨터 여명기에서 조차 잡스는 “컴퓨터는 생각을 끌어내는 자전거(bicycle for the mind)”라며 “애플은 도구 제작자(tool builder)”라고 말했다. 이 때부터 그는 자신이 고안하는 도구를 얼마나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가에 골몰했었다.

석기시대의 돌로만든 칼에서부터 레이저로 다듬어진 최신형 나이프까지 수많은 다양한 도구가 세상에 존재하지만 스티브 잡스만큼 도구속에서 사람의 냄새가 풍겨야한다는 사실을 이해한 사람은 없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은 이제 잡스의 창조물에서 벗어나 살수없게 돼버렸다.

잡스가 미국을 대표하는 아니 세계적인 경영인으로 추앙받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최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대기업 애플에 대한 찬양이야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남긴 소박한 업적은 절대 사라지지않는 영속의 빛을 발한다. 그가 바로 사뮤엘 모르스와 같은 “도구 개발자”였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굳이 타이틀 하나를 더 붙여주자면 그는 유일무이한 “작가주의 도구 개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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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어주신 회원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스티브 잡스 이야기는 이번회로 마지막을 맺습니다.
앞으로 더 재미난 기획으로 새로운 글을 올려볼까 고민중입니다. 다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comment : (3)

128bit   2012/12/03 11:47 [delete] Reply
저도 감사합니다. 앞으로 글들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jp   2012/10/14 05:45 [delete] Reply
freeman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freeman   2012/10/13 07:23 [delete] Reply
글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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