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품에 안고 가꿔온 남자, 스티브 잡스, 그가 남긴 모든 것.

August 19,2009                      hit:(5273)

16일 영국 더 타임즈 일요일자 매거진 섹션에 나온 기사입니다. 원제는 "Steve Jobs: The man who polished Apple"
근데 오늘 테크놀러지 관련 기사를 뒤지니까...애플에서 이 기사의 게재를 막으려했던게 더 큰 기사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네요...ㅋㅋ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시고, 또 김대중 대통령도 가시고...올해 큰 별들이 많이 이어서 떨어지는 중입니다. 안타까운 생각에...사실 어제 이 글을 보고 번역질을 해보려는데 김대중서거 소식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더군여. 헌데 같은 선상에 놓일순없지만 잡스란 불세출의 인물이 올해를 넘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그래서 원문기사가 눈에 계속 밟혔습니다.

제가 올린 다른 번역글처럼 애빠를 위한 기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면 반대일까. 원글은 잡스 이후를 노려보면서 쓴 글인데 Good Steve와 Bad Steve를 나눠보려한 기자의 의도가 괜찮다면 괜찮을까요...

기사자체가 너무 깁니다. 그래서 손가락이 좀 아프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냥 마구잡이 번역이 되버렸네요. 하지만 그래두x86osx에 이런 번역글이라도 있다면 재밌지않을까...한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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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s Secrecy

진짜 짜증나는 일이다. 자기집 허물고 새로지으려는 계획이 5년이나 지연됐으니...1926년 지어진 스패니쉬 스타일의 고옥. 재클링 하우스였다.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집이었지만 상태가 너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허물고 새로 지으려던 계획은 사적보호주의자들 때문에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잡스는 60만달러를 들여 이 집을 그 대로 해체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대안으로 그 지겨운 사적보호주의자들과 싸움을 일단락 지었다.

지난 4월 애플의 대표이사 잡스는 테니시주 멤피스 인근의 대학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쪽에도 집이 하나 있었던 잡스는 수술대기자 명단의 최우선 순위였다. 의미인 즉, 그 정도로 잡스는 죽음의 문턱에 가까웠다는 것인데...대학병원측은 "그의 상태가 대기자중 가장 위중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지난 1월5일 스티브 잡스는 모든 애플 직원 및 관계자들에게 이멜을 보내 자신의 건강문제를 이야기했고 6개월간 병가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체중감소에 시달렸지만 곧 회복될 것이란 말을 남겼었다.

하지만 CNNMoney.com 의 필립 엘머 드위트는 본지에 스티브 잡스의 수술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담낭을 통채로 들어냈고, 위장 일부가 사라졌다. 물론 췌장과 대장도 일부를 도려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간이 들어와있다. 결국 그는 남은 인생동안 고롭기 그지 없는 면역억제제를 입에 달고 살아야한다."

애플 주식회사의 가치는 1천400억달러에 이른다. (역자주: 시가총액으로 보면 HP, DELL, 구글을 제쳤다. 영원한 라이벌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유일하게 앞서 있지만 마소를 제치는 것두 얼마 안남았다는게 전문가분석이다. 게다가 애플은 단 한푼의 빚도 없이 3백1팔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유일무이한 회사다.) 하지만 과연 스티브 잡스가 없이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일까?

애플은 잡스라는 한 사람의 개성과 영감이 함께 녹아들어있는 회사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론의 여지없이 가장 많은 사랑과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할 잡스가 6개월전 단순 호르몬 불균형이란 말로 철저하게 연막을 지폈고 또 쥐도새도 모르게 대학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는게 어떻게 가능했단 말인가?

그 해답은 맥킨토시,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애플의 또 다른 특제품, 바로 "비밀 주의"에 있다. 마피아의 법칙과 같은 '침묵의 계율'은 모든 애플 관계자들을 상대로 무자비하게 적용된다. 사소한 실수도 허용되지않고 단순실수의 내부정보 발설이라도 용서되지 않는다. 간부들에게는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흘려 기밀누설자가 누군인지를 알아내기도한다. 민감한 개발 연구실 근무자들은 겹겹이 둘러쌓인 보안체계를 통과하면서 일상을 보내야하고 자리에 앉으면 감시 카메라가 작동한다. 자리를 비울 경우 책상위에 만지던 기기들을 위로 검은색 보자기를 덮어야하며 이것이 조금이라도 열려있던가 위치가 변했다면 곧바로 빨간색 경보기를 울려야한다. 한 익명의 애플 직원이 회사 가십을 보고하는 .Glassdoor.com 에 이렇게 썼다. "애플의 비밀주의는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짜증나는 것으로 소심하고 정치적 산물이다. 결국 이 때문에 일 자체가 방해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렇다쳐도 애플 주주들은 이런 비밀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공기업 애플의 대표이사 스티브 잡스의 건강상태가 숨겨져야할 일인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펫은 "잡스의 병세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는 엄연히 알려져야할 사실"이라고 단언한다.

일각에선 애플의 "침묵계율"이 이제 도가 지나쳤다고까지 말한다. 바로 얼마전 애플 납품회사인 중국 폭스콘의 25세 직원이 자살했다. 그는 16 가지 아이폰 프로토타입 신제품을 관리하다 그중 하나를 잃어버렸다. 애플이 직접 관련된것은 아니었지만 폭스콘의 내부조사를 받던 중 그는 자신의 12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아이폰 프로토 타입 기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자살한 것이고 애플의 지나친 비밀주의가 빚어낸 참극으로 연결짓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영국 리버풀에서 한 소녀의 아이팟 터치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문제는 이 아이팟 소유주의 아버지 켄 스탠보로와 애플사이에서 발생했다. 켄에 따르면 애플측에서 돈을 줄테니 폭발사고를 말하지 말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며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켄은 "우리 가족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것인데 혹시라도 말 실수하면 소송을 걸겠다고 했다"며 "이게 말이 되는 짓거리 "냐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주의"는 애플에서 가장 중요한 마케팅 기법이다. 스티브 잡스의 최대 매력은 '키노트'로 알려진 강연에서 나온다. 그는 항상 강연의 끝이 다가오면 "아!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하면서 애플에서 방금 만들어낸 따끈따끈한 최신 개발제품을 소개한다. 애플 광신도들은 모두 약속이난 한듯 흥분의 도가니속으로 빠진다. 간이식 수술까지 받았던 그가 몇 주내로 다시 강연에 나설것이란 소문이 나오면서 두가지 측면에서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잡스의 부활 그리고 최신제품 애플 타블렛! 둘다 베일이 쌓여있다. 지금 현재까지는. 하지만 후자의 경우 자이언트 사이즈 아이폰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또 다시 세상을 바꿀 신제품'이라고 말한다. 이 제품과 관련한 열기는 한 여름 폭염보다 더 무섭게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 아이티 업계 익명의 한 전문가가 자신이 직접 이 기기를 손으로 만져봤다면서 "영화속 이야기보다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질"것을 약속했다.

애플의 비밀주의는 개발되는 모든 신제품에 '매직 터치'를 가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사적인 일이라던지 언론으로부터의 관심에 매몰차게 대한다. 애플 홍보담당은 본지에 "사적인 일에 대한 취재를 거부한다"말했다. 그 말하는 꼴이 한 무리 황소들 앞에서 빨간색 망또를 휘둘르는것과 똑같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홍보실의 좀더 높은 사람까지 본지에 전화를 걸어와 담당 에디터에게 "지금 쓰는 기사의 게재를 중지해달라"고 까지 했다.

잡스가 언론을 싫어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불교를 통해 참선을 공부하는 사람임에도 인터뷰 공세가 들어오면 화를 내고야마는 그다. 잡스를 좀 두둘겼던 한 기자의 말이다. "불교를 믿지 않았다면 그가 어떤 사람이 됐을지 상상해보라."

엘머 드위트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잡스는 정말 까다로운 사람이다. 사실 1대1로 잡스와 마주치는 상황은 피하는게 좋다. 한번은 약간 고지식한 스타일의 엘리트가 애플에 취직하려고 잡스와 인터뷰를 했다. 하품을 참을 수없던 잡스는 그에게 '첫 섹스가 몇살때였냐,' 'LSD(마약)는 몇번이나 해봤지'라고 물었다.(잡스는 LSD 복용이 자신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경험을 줬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 불쌍한 사람은 결국 자리를 뜨면서 잡스에게 '내가 애플에 맞지 않는 사람인거 같다'고 고백하고야 말았다."

Insanley Great Product and Agent of Global Transformation

잡스는 간이식 수술 말고도 2004년 췌장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대개의 경우 췌장암은 곧 죽음이다. 그는 집에가서 신변정리하라는 의사의 말을 들어야했다. 그러고 몇시간이 흘러 기적적으로 살아날수있는 췌장암이란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그는 다시 업무에 복귀했고 2007년 아이폰을 런칭했다. 그는 아이폰을 두고 애플의 '가장 위대한 간지나는 제품'(insanely great product)이라고 말한다. 아이폰은 매킨토시 컴퓨터에 이어 아이팟과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처럼 업계를 선도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있는 제품이다. 이 모두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에 의한 결과물임을 우린 잘알고 있다. 음...'하나의 제품'이란 단어로 단정 짓는게 좀 약하다 싶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세상을 바꾸는 에이전트'(agent of global transformation)와 같은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대단한 제품임이 분명하다.

스티브 잡스에 의해 4차례나 해고당하고 재고용됐던 홍보실의 안드레아 커닝햄은 이렇게 단언한다. "잡스는 단기 필마로 세상을 그것도 3번이나 바꾼 사람이다."

애플 광신도들의 열정이 제아무리 식을줄 몰라도 잡스의 건강 관련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년전 불름버그 통신사가 잡스의 부고기사를 냈을 정도였고 지난 1월엔 잡스 스스로 병가를 떠난다고 했었다. 그리고 간이식수술. 결국 암이 그의 온 몸에 퍼졌다는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불길의 징조가 완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다시 업무에 복귀했고 콜드 플레이 컨서트에서는 주인공들 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커닝햄은 그를 팔로 앨토스 인근 요구르트샵에서 봤다고 했다. "산책 하는게 가끔 목격됐고 아주 건강해 보였다."

애플 주주던 아니던 애빠이던 아니던 잡스를 둘러싼 드라마는 너무나 강렬하고 중요하고 이상할 정도로 흥분되는 일이다. 사업에 있어서 잡스는 이미 한번 죽었다가 무덤으로부터 부활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잡스는 '실리컨 벨리의 신'이자 '팔로 알토의 태양왕'이었다.

그는 진짜 차가운 사람이며 콧대 높은 보스다. 사실 어쩌면 절망적인 사무실 정치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미 85년에 입증했었다. 매킨토시를 런칭하자마자 자신이 스카웃 한 존 스컬리에게 애플에서 추방당하고 말았다. 펩시 콜라 대표이사였던 스컬리에게 잡스가 한말은 아직도 유명하다. "평생 설탕물 팔면서 살래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잡을래?" 당시 애플의 많은 직원들이 잡스의 해고를 반겼지만 그들의 스마일이 천추의 후회로 변한것은 순간이었다.

BAD STEVE and GOOD STEVE!

악한 스티브가 있었지만 영웅같은 스티브가 동시에 존재한다. 잡스에게 그토록 심하게 당했으면서도 끝까지 살아남았던 직원들은 모두 목숨바쳐 잡스를 칭송한다. 그들에게 잡스는 "미워할 수 없는 영웅"이었고 "진실 왜곡의 전도사"(realty distortion field)였다. 바꿔말하면 잡스는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선수다. 절대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다고 믿게끔 만드는 타고난 리더다. 그래서 1세대 매킨토시 개발팀원들은 잡스를 두고 "진실 왜곡의 전도사"란 말을 하게됐다.

영웅 스티브는 록큰롤 스타처럼 수백만 팬을 갖고 있는 사업가다. 애빠들은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강연장소에 전날부터 몰려들어 밤을 새운다. 물론 맥킨토시 컴퓨터와 아이팟, 아이폰을 구매한다. 그 제품을 사용하길 원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잡스의 회사를 지원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갑을 연다. 마치 교주님에게 헌금하듯이 말이다. 전세계 애빠들의 소비총액이 34억달러에 달한다. 스티브 잡스도 그들 중 하나다. 자신의 제품을 자신이 직접 구매하는 최대의 소비자. 그래서 애빠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누구도 말하지 못한다.

"스티브 잡스의 비밀일기" (Secret Diary of Steve Jobs: fakesteve.blogspot.com )의 운영자 댄 리용스는 "잡스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며 제품을 디자인할줄도 서킷보드가 무슨 의미인줄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최고의 소비자(Ultimate End-User)"라며 "바로 소비자편에 서있는 제조자이며 그의 위대함을 멈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한다. 비밀주의던 천재적 사업수완이던 악한 스티브이던 영웅 스티브이던 이 모든것이 하나의 거대한 사람을 땡기는 자석처럼 우뚝서있다. 최초의 매킨토시 개발팀의 일원이었던 제프 러스킨은 "그가 프랑스의 뛰어난 왕을 만들었다해도 놀랄일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잡스의 고집스런 일면을 한번 보자. 최초의 매킨토시가 개발될 당시 엔지니어팀은 잡스에게 "확장슬롯"을 하나 만들자고 건의했다. 그렇게해서 소비자들이 매킨토시를 자신에 맞게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었다.

잡스는 모든 사람의 의견에 반대했다. 이유는 딱 하나. "내가 만든 물건이고 더이상 손댈필요없는 완벽한 제품이다." 이런 고집은 지금까지 계속이어진다. 맥 노트북의 배터리는 사용자가 바꿀수없다.

하지만 이런 그의 고집도 많이 누그러졌음을 부인할수없다. 특히 아이폰 관련해선 더 그렇다. 제3자 개발의 앱스토어가 바라 그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아이폰용 어플의 범람이 세상의 화두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애플 조차 앱스토어의 무한한 성공에 놀라고 있다. 게이 친구를 찾아주는 것에서부터 섹익스피어까지를 망라하는 프로그램이 올 연말까지 10만개에 도달할 예정이다. 이미 1년만에 15억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일각에서는 앱스토어 사용자 때문에 인터넷이 느려질 것을 걱정한다. 또 애플 타블렛 출시도 이같은 앱스토어의 성공에 기반하고 있다.

잡스는 자신의 제품 속까지도 남달라야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소유하고 있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을 애플 제품의 내부까지 아름답고 완벽하게 디자인 할 것을 자신의 개발자들에게 주문하는 것이다. 이런 완고한 완벽주의는 자신의 몸까지 적용된다. 먹는것이 얼마나 까탈스러운지 사실 그의 겅간이 먹는 습관과 무관할 수 없을 정도다. 그가 젤 좋아하는 식단은 채썰은 당근 살라드. 드레싱 없이 먹는다.

Productive Narcissist

심리학자이자 리더쉽 학자인 마이클 매코비에 따르면 잡스는 "생산적인 나르시스트." 잡스에게 세상은 존재하는 것의 2차 부산물일 뿐이다. 아니면 자신이 꼭대기에 앉아있는 피라밋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로 아래 몇몇 똘똘한 사람들이 포진해있고 그 아래 우리같은 "멍청한" 보통사람들이 존재한다. 그에게 소비자가 왕이라는 자본주의 원칙은 전혀 중요한게 아니다. 애플 초창기 마케팅기법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잡스가 무엇을 원하는 가에 집중해있었다. 잡스가 생각하는 소비자와의 관계는 헨리 포드의 그것과 같다. "소비자가 원하는게 무엇인가 물어보면 백이면 백 더 빠른 차를 원했다." 테크놀러지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한 것을 아는 사람들은 테크노크랏(technocrat) 뿐이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남쪽 실리콘 벨리가 과거엔 과수원 전부인 산타 클라라 벨리라는 지역일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매일 아침에 일어나 세상을 바꾸려는 희망을 먹고사는 똑똑하고 부자들의 텃밭으로 변했다. 바로 스티브 잡스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의 20대 초반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잡스는 우여 고절끝에 폴과 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됐다. 이런 환경이 잡스에게 좋은 안식처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매코비는 잡스의 성격형성에 큰 영향을 준게 "아버지가 없었다"는 점을 제시한다.

그는 "생산적인 나르시스트"들의 특징으로 성장기 결손가정에서 아버지가 없었거나 그의 영향이 아주 약한 배경을 설명한다. 또 다른 생산적 나르시스트중 미대통령 버럭 오바마, 빌 클린턴, 로날드 레이건 그리고 리처드 닉스 등이 있다. 모두 아버지가 없었거나 그 영향이 미미했던 사람들로 자신들의 정체성과 세상에 대한 관점을 찾기 위해 스스로 고통스런 통과의례적 방황의 시기를 보냈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의 독특한 세계관이 정립되면서 자신의 추종세력을 만드는데 성공한 인물들이다.

잡스는 대학중퇴자다. 생산적 나르시스트들의 아주 중요한 공통점이기도하다. "스티브 잡스의 재도전"(Second Coming of Steve Jobs)을 쓴 앨런 도이치맨은 이렇게 말한다. 엘리트들이 판을 치는 세상속에서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잡스와 같은 사람들은 마음속에 영원한 불안감을 갖게된다. 특히 자신의 취향에 대해서 더 큰 열등의식을 갖고 있다. 단순미학을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잡스의 미니멀리스틱 심미주의 감각은 자신의 심미적 관점이 잘못된 선택일것을 두려워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20대 젊은 나이에 하루아침에 백만장자에 도달한 잡스는 자신이 유명인으로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했다. 그래서 똑똑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스타일을 가꾸려했다. 포인트는 남들에게 비쳐진 자신의 모습에 걱정을 하면서도 스스로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천부적 타고난 감각을 소유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도이치맨은 또 이렇게 지적한다. 잡스는 또 시대정신을 체험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그가 우상으로 여긴 시대정신은 바로 미국의 60년대 자유주의였다. 히피들의 낭만적 행동과 혁명적 사고방식과 박애주의. 그는 비틀즈 처럼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인도를 가진 않았지만 불교를 만났다.

Silicon Che Guevara

그런 잡스가 추구한 사업가로서의 이미지는 자칭 '반문화 게릴라'의 하나였으며 바로 실리콘 벨리의 "체 게바라"의 모습을 꿈꾸는 것이었다. 1세대 매킨토시 최초 TV광고를 기억해보자. 광고계와 영화계의 아티스트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이 광고는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를 상징하는 IBM과 자유분방한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프리덤 파이터와의 대비를 상징한 것이었다.

잡스는 또 시대정신의 체험을 위해 포크싱어 존 바에즈와 데이트를 했다. 반전가수이자 프리덤파이터 그리고 히피의 상징격인 연상의 바에즈와의 연애담에 대해 잡스는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애를 낳기에 너무 나이가많아 포기했다"는 말을 하기도했다. 일각에서는 밥 딜런을 우상으로 여겼던 잡스가 딜런의 애인이었던 바에즈와 애인이 되고 싶어했다는 말도 있다.

그에 대한 여상관을 볼 수 있는 일면이긴 하다. 잡스의 첫 여자친구는 크리스 앤. 앤이 임심을 하자 잡스는 자신의 애가 아니라고 주장했었지만 이후 그는 자신의 아이임을 인정했다. 첫 딸 Lisa는 78년 오레건주에서 태어났다. 80년대 초기 잡스는 자신의 생부 생모를 만났다. 두사람은 잡스를 입양보낸 이후 재결합해서 잡스의 친동생인 딸까지 두었다. 동생 모나 심슨은 소설가로 활동했고 96년 'A Regular Guy'란 나르시스트적이고 슈퍼탈렌트를 소유한 비지니스맨이 성공가도에서 자신이 버린 딸과의 관계를 엮은 소설을 발표했다. 잡스가 모티브가 됐다는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91년 잡스는 금발미녀와 불교식 결혼을 올렸고 지금까지 3 자녀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하지만 바람잘날없는 잡스의 인생 스토리가 픽션과 신화로 엮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85년 애플로부터의 추방은 그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그에게 정신적 공황상태나 다름없었다. 당시 기자였던 안드레아 커닝햄을 집으로 부른 잡스는 자신의 신규사업을 열심히 설명했다. 커닝햄은 "가구하나 없는 집에서 그로부터 신규비지니스진출과 또 존 스컬리에 대한 극도의 분노심을 보게된 것은 너무나 초현실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90년대가 됐다. 잡스의 야인생활도 거의 마감을 하는 중이었다. 애플은 길을 잃고 방황중이었으며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애플 컴퓨터는 뒤쳐졌고 오퍼레이팅 시스템은 무거워서 기어가고 있었다. 잡스의 NeXT도 기술적인 독창성과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 신세였다. 잡스의 유명새는 조금씩 사라졌고 젊어서 축적했던 돈도 거의 다 까먹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미 잡스의 편에 서있었다. 그가 세운 픽사 에니메이션은 디즈니와 파트너관계를 맺으며 "토이 스토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애플은 잡스의 NeXT를 합병했다. 세상이 180도 변한 것이다. 그로부터 수개월뒤 그는 다시 애플의 신으로 재림했다. 픽사는 백만장자회사에서 억만장자 회사로 등극했고 애플은 무덤으로부터 새로운 운명을 갖고 다시 태어났다. 장난감같은 iMac이 등장했고 2002년 마침내 NeXT기반의 OS X이 성공적으로 런칭됐다. 마소의 윈도즈보다 수천배 뛰어낫고 수천배 우아했으며 고개돌린 전세계 수백만에 달하는 애플빠들을 다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잡스가 아이티 업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정복할 순 없지만 방황하던 실리콘 벨리의 체 게바라가 마소보다 더 멎져보이는 것은 어쩔수 없는 사실이었고. 잡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었다. 2001년 그는 아이팟 2007년 아이폰을 통해 누구도 예상못했던 잡스의 "세상바꾸기 2탄"을 연출하고 있다. 애플은 이제 최고의 컨슈머 일렉트로닉회사로 탈바꿈했다.

Life After Jobs

건강이 최대의 적으로 떠오른 지금 필연적인 질문이 나오고 있다. 잡스없이도 애플의 성공이 지속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매킨토시 1세대 창시멤버출신으로 지금 구글의 핵심 간부인 앤디 허츠필드는 "많은 사람들이 애플을 '원-맨-컴퍼니'라고 생각하지만 수천명의 우수하고 영특한 인재들로 가득차있다"며 "잡스 이후를 생각하면 그건 리더쉽의 문제일 뿐이고 80년대처럼 스티브가 떠난 이후 잘못된 길로 들어가긴 했지만 그것을 거울삼아 다시 가면된다"고 강조한다.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누가 잡스처럼 불타오르는 완벽주의를 설파할 것인가? 커닝햄은 "다른회사들은 그런 모토없이도 살아갈 수있고 또 오랜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애플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혁명적인 신제품을 내놓을 회사가 또 있을까...잘 모르겠다"고 말꼬릴 흐린다.

엘머 드위트는 이렇게 말한다. "애플은 현재의 비지니스 모델을 계속 유지하려할 것이다. 아마 수년동안은 괜찮을 것이다. 다른점이 있긴 하다. 잡스가 있을때 제품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건 말도 안돼, 다시해'라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 잡스를 대신하고 그와같은 비젼과 직책을 가졌다해도 잡스같은 소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 Google과의 합병이 하나의 생존 방법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다. 두 회사는 아주 빠르게 유사성을 띠고 있다. 최근 구글 대표이사 에릭 슈미트가 애플의 이사직에서 사임하긴 했지만 그는 지난 3년간 애플의 사외이사였다. 물론 두 회사의 합병이 독과점위반 혐의를 찾으려는 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모빌폰이 첫째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폰이다. 구글은 크롬이란 웹브라우저를 갖고 있고 애프은 사파리를 갖고있다. 가장 중요하게 구글은 구글은 요즘 컴퓨터 오에스 개발을 서둘르고 있다. 애플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역시 구글 어플리케이션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포인트는 두 회사 모두 세상을 지배하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전장을 내고 그 시장을 탈취하려 한다. 마소의 윈도즈는 여전히 막강한 아성이다. 최근 수년 비스타로 질퍽대긴했어도 여전히 슈퍼파워다. 잡스가 떠나갈 경우 애플의 창조적인 제품 디자인과 구글의 창조적인 어플개발능력이 합쳐진다는 것은 너무나 훌륭한 결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정부관계자들이 문제이긴 하겠지만. 못하란 법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잡스 이후 정말 애플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잡스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와서 악한 스티브와 영웅 스티브의 차이를 오가며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잡스가 그토록 오만방자하게 굴지 않았어도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수 많은 천재적인 사람들이 잡스로부터 상처를 입었다. 픽사 회사에서 같이 일했지만 적으로 갈라선 올비 레이 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가 많은 실패를 했음에도 언론과 사람들은 그에 대한 환상때문에 진실을 외면하고 무조건 그가 잘했다며 영웅시한다." 여기에 도이치맨의 '스티브 잡스의 재도전'은 악한 스티브측면에서 만들어진 책이다. 그 책에 잡스의 친구가 한말이 나온다. '도데체 그렇게 성공적이기 위해서 얼마나 더 못된 놈이 되야하겠냐?' 또 한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를 인용하고 했다. 아마 잡스는 '시티즌 케인'의 케인과 맘먹는 성격의 소유자다. "다만 잡스에게 '로즈버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Rosebud

눈썰매를 지칭하는 "로즈 버드"는 영화속 주인공 케인이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영화속 주변인물들이 이 로즈버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지만 모두 실패하고 관객만이 그 의미를 알게된다. 억만장자 케인이었지만 어릴적 소박한 시절을 가장 소중하게 기억했던 것이다.

여기서 로즈버드와 잡스와의 연결고리는 잡스가 회복할 수 없는 스스로의 상처를 만들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물론 이런 주장에 대해 영웅 스티브를 믿는 사람들은 격한 반론을 제기한다. 허츠필드는 "도이치맨의 책이 쓰레기인것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라며 "스티브는 우리 모두처럼 단순한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선한면과 악한면이 혼재하고 그게 인간아닌가"고 말한다.

매코비는 "잡스와 같은 '생산적인 나르시스트'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그 결과는 에이브럼 링컨일 수도 있고 히틀러일수도있으며 윈스턴 처칠이 될 수도 아니면 조셉 스탈린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애플이 회사로서 안정적인 강점을 지니게 된것도 결국 잡스가 과거의 실수와 애플에서의 추방으로부터 제대로 수업을 받았기 때문인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코비는 그가 새롭게 배운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자신처럼 나르시스적인 개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상호 존중할 수 있고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서로를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것이다. 그리고 잡스는 팀 쿡을 발견했다. 아주 조용한 성격의 지도자인 쿡은 잡스를 대체할 인물로 가장 가까이 서있다. 그가 잡스는 아니다. 하지만 우수한 능력을 소유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잡스가 애플을 기업이상의 그 무언가로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추종자들에겐 엄청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애플과 컬트가 다를바가 뭐냐고한다. 댄 리용스같은 사람은 "사이언톨로지교가 소비자 가전제품을 만든다면 그게 바로 애플"이라고 말한다. 애플과 관련한 논쟁은 결국 소모성 논쟁일 수 뿐이없다. 엘머 드위츠는 "마치 새우때를 훑고 지나가는 고래처럼 나는 애플 관련 기사홍수속에서 살고있다"며 "애플은 여전히 나를 놀래킨며 즐겁게 해준다"며 "잡스가 오래동안 건강하게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왜냐면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와 아이폰이야말로 경쟁사 제품에 비해 "가장 위대한 간지나는 제품"이기 때문이며, 더 중요하게는 잡스의 남다른 역할 때문이다. 나는 사업가들을 두고 절대로 '천재'라고 부르지 않지만 잡스만은 예외다."

천재들은 자신의 인생이 매우 독특하게 중요하고 시대의 흐름을 구현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그런 일을 하는 것을 꼭 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행한 일들을 보면 그런 판단이 서게된다. 잡스에 관한 모든것을 알면 알수록 그가 자신의 일생을 테크놀러지 혁명과 소비자 중심주의의 꽃을 피우는 일에 몰입해있는 사람 처럼 바라보게 된다는것을 알수있다. 댄 리용스의 말처럼 그는 소비자이자 제조자이면서 "최고의 소비자"였다. 멍청하면서도 천재적인 둘다 였다.

잡스가 앞으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선 간이식 수술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실리콘 벨리를 지켜주는 신으로부터 프리 다운로드나 업그레이드를 받아야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잡스는 미니멀리스틱한 멋진 새로운 집을 지을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집이다. 우리 모두 멍청이 보통사람처럼. 왜냐면 그 집이야 말로 우리모두의 "로즈버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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