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 2.0]  24. 리테일 제국

January 15,2012                      hit:(3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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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초 아이팟과 아이튠스 개발에 인생을 걸고 애플의 모든 엔지니어들을 리드하던 스티브 잡스는 같은 시기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골몰하고 있었다. “멀티 태스킹” 이란 두 단어는 진정 그를 위한 말이었다. 잡스의 고민은 애플 제품의 판로였다.

당시까지 애플 컴퓨터는 베스트 바이, 서킷 시티, 컴프유에스에이 등 내셔널 프랜차이즈 전자백화점과 1999년 런칭했던 온라인 스토어 (www.apple.com)를 통해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자신의 제품들이 다른 회사 직원들을 통해 판매되는 컨셉자체가 싫었다. 또 수많은 윈도즈 피씨 제품들과 섞여 있는것도 싫었다. 그래서 만들어진게 “스토어 내의 스토어” 컨셉이다.

컴퓨 유에스에이 매장내 한 곳을 애플 전용 부스로 디자인하고 애플직원을 상주시키면서 커스토머를 상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컴퓨 유에스에이에서 애플 부스의 위치를 좌지우지했기 때문에 커스토머의 발길이 뜸한 장소에 애플 컴퓨터가 진열돼있어도 잡스는 불평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직접 리테일 스토어를 만들어보자는게 잡스의 생각이었다. “만져봐야 (애플 컴퓨터의)진가를 알아본다”(Look and Feel)는 생각에서였다. 기본 생각이 잡히지 그는 이사회를 소집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진했지만 반대의견만 확인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한때 피씨업계 톱3에 랭크됐던 Gateway 컴퓨터가 전국 리테일 체인 스토어를 시작했다가 장열하게 실패했던 시기였다. 또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실리컨 벨리 인터넷 업체들의 파산신고가 줄지었다.

잡스의 리테일 아이디어가 모습을 드러낸 2001년 여름 모든 언론은 애플 죽이기에 앞장섰다. 경제 주간지 비지니스 위크는 “애플 스토어가 망할 수 밖에없는 이유”란 제하에 “쿠퍼티노의 마지막 몸부림”이란 피쳐 스토리를 게재했다. 이어 온라인 매체 TheStreet.com은 “애플 스토어의 전등이 2년이면 꺼질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았다. 월스트릿저널은 물론 거의 모든 매체의 테크놀러지 전문 기자들은 스티브 잡스의 리테일 스토어 아이디어를 마치 “철부지 아이들 장난”쯤으로 치부했다.

그리고 5년 후! 뉴욕 맨해턴 한복판 5번가의 애플 스토어가 개장되는 날 언론은 지난날을 잊고 180도 달라진 입장의 기사를 내보내야만 했다. 유리로 디자인된 5층 높이의 5번가 애플 스토어는 단순한 애플 컴퓨터 매장이 아니라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

2005년 월스트릿 리서치회사 샌포드 번스틴의 자료의 숫자를 한번 살펴보자. 뉴욕 최고 백화점 삭스의 스퀘어피트당 연매출은 $362. 미국 최대 전자백화점 베스트 바이는 $930. 보석 백화점 티파니는 $2,666. 그리고 놀라지 마시라! 애플 리테일 스토어의 숫자는 $4,032. 불과 4년만에 미국 최고의 리테일 스토어로 등극한 것이다. 또 다른 숫자에서 애플 리테일 스토어는 당시 전국 174개에 불과했지만 한주 평균 1만3천8백명의 방문자를 기록했다. 물론 뉴욕 5번가 애플 스토어의 주당 평균 방문객은 5만명이 넘어간다.

리테일 역사상 가장 빠르게 연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도 애플이었다. 2010년 애플 리테일 스토어의 분기별 매출은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속에서도 10억달러를 거뜬히 넘어서면서 전세계 최고의 리테일 체인 스토어 자리를 확고히 구축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역사속에서 혁명적인 기기개발을 이룩한 리더였다면 리테일 스토어는 전문가들의 머리를 빌려 성공시킨 대표적인 경영 사례에 속한다. 그가 리테일 스토어를 창조하길 원했지만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이사진의 반대속에서 그렇다면 1개의 시험스토어를 열어보자는데 합의한 잡스는 당시 미국 리테일 분야의 최고 경영자인 GAP의 미키 드렉슬러를 애플 이사로 모신다. 그리고 최고의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Target의 머천다이징 이사였던 론 존슨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드렉슬러의 머리와 존슨의 경험이 필요했던 것이다.
잡스는 존슨과 함께 2001년 봄 애플 스토어 1호점 개장을 목표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존슨의 제안대로 잡스는 애플 본사 인근의 창고를 하나 빌려 그곳에다 프로토 타입 리테일 스토어 인테리어를 비밀리에 만들어놓고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 잡스와 존슨은 애플 하드웨어 위주의 디스플레이 방안을 밀어부치면서 스토어를 디자인했다.

개장 데드라인 3개월을 앞두고 존슨이 잡스에게 “큰일났다”란 이야기를 건냈다. 그는 “애플은 하드웨어 회사이지만 사용자에게 경험을 안겨주고 싶어하는 회사”라면서 “지금 매장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 보다 애플의 하드웨어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존슨은 “다시 디자인해야할 거같다”고 진언했다. 잡스는 “3개월 남기고 모든 것을 갈아엎는다는게 말이되냐”고 면박을 줬다.

그리고 이틀 후! 리테일 스토어 관련 전략회의 석상에서 잡스는 “일전에 존슨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좀 고통스럽겠지만 그의 말을 따라야만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잘못된 것을 파악하고는 모든것을 원점에서부터 새로 시작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존슨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고객들이 매장을 들어오면 컴퓨터의 위용으로부터 위화감을 느끼기보다 친근함을 느낄수있는 환경으로의 전환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최소한의 컴퓨터 모델을 전시해 고객들의 집중도를 높여야했다. 이 방법으로 재고관리 또한 쉽게 만들수 있었다. 두번째는 구매경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줄 수 있는 EasyPay 개발이었다. 고객이 물건을 들고 구매를 원할때 계산대 앞에서 줄서는 대신 매장 직원들의 와이어리스 단말기로 간단하게 크레딧카드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텔 종업원처럼 친근한 애플 매장을 고안했다. 세일즈가 만능이 아니라 고객들의 궁급증을 해소해 줄 “지니어스 바”를 만드는 것이었다. 지니어스 바는 호텔의 아늑한 칵테일 바 같은 컨셉이지만 술 대신 전문가의 친절한 조언을 전달하는 곳이었다.

이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시 짜는데 소요된 시간은 9개월. 계획보다 6개월이나 늦어졌지만 마침내 2001년 여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소재 타이슨스 몰에 역사적인 애플 리테일 스토어 1호점이 탄생했다. 개장 첫해 방문객은 주당 250명정도였지만 4년만에 애플 리테일 스토어는 리테일의 역사를 새로썼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조 그리고 세일즈 채널까지 한 묶음으로 통합관리하는 회사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2008년 초 아이폰의 대대적인 성공 스토리가 세상을 뒤덮는 가운데 한 인터뷰에서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 리테일 스토어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폰과 같은 핸드 헬드 기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해 8년전부터 고안했던 것이다.”

아이폰을 사기 위해 애플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AT&T 매장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통신사 스토어에서 스마트폰 구매와 개통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25분이다. 구매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전달하면 AT&T 직원이 컴퓨터 단말기에 정보를 입력하고 새번호를 받고 개통때까지 드는 시간이다. 정말 하품난다. 애플 매장에선 차원이 다르다. 아이폰을 원하는 커스토머에게 애플 직원은 자신의 아이폰을 이용해 모든 일을 단 5분만에 처리한다. 애플매장의 구매경험은 이렇게 차원이 다르게 발전돼왔고 이 모든 프로세스 하나 하나가 잡스의 아이디어다.

2000년을 분기점으로 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극명한 차이를 세상에 보여줬다.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드라마틱한 부침을 보여줬던 그에게 “운이 따라다니는 사나이”란 말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 하지만 97년 애플에 복귀한 그는 2000년이 넘어서면서 OSX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 매킨토시 컴퓨터, MP3 플레이어 아이팟, 온라인 음원유통 매체 아이튠스, 그리고 애플 리테일 스토어 등 적어도 20년 앞을 내다본 미래비젼에 입각한 아이티업계 최고의 걸작들을 선보였다.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명품 경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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