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2.0]  15. iCEO

September 09,2011                      hit:(3652)

Link#1 :
Link#2 :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새로운 지도자로 결정났을때 그가 받아들인 공식직함은 “대표이사대리” (Intream CEO)였다. 왜 정식 대표가 아니고 대리라는 꼬리가 붙었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나는 이미 또 다른 공기업(Pixar)을 책임진 대표였기 때문에 두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싫었다”며 “한시적이나마 최선을 다해 애플의 부활에 도움을 주고싶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희생과 책임감 그리고 진정성을 스스로 과시하듯 그는 연봉 1달러”를 책정했다. 애시당초 돈 받을 생각은 전혀없었다. 이미 픽사의 대표였던 잡스는 10억달러 이상의 부를 축적했지만 애플의 직장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단돈 1달러라도 받아야만 했다. 잡스의 애플 복귀만으로도 실리컨 벨리가 발칵뒤집혔는데 “연봉 1달러” 스토리는 애플에 대한 관심을 전세계적으로 폭증시키는 촉매제였다.

애플 대표가 되기 위해 “이사회 구데타를 주도했다”는 소문을 불식시키고 더이상 운이 아닌 노력을 바탕으로한 성숙한 지도자의 이미지가 퍼져나갔다. 40세를 갓넘긴 잡스는 이때부터 10년 앞을 내다보는 신중하고도 계산된 애플 부활의 밑그림을 준비했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원과 생산제품 축소. 신제품의 개발 방향 설정. 애플 이미지의 재설정. 이 같은 플랜을 머리속에 그리던 잡스는 가장 시급한 일이 전사적인 기강헤이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때 회사는 만 3년 동안 3명의 대표가 존재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좌초한 배나 다름없었다.

97년 7월 대표직에 오른 잡스는 그 첫날이 토요일임에도 공식회의를 소집했다. 한달후 보스턴에서 열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 “맥월드”의 준비상황 체크였다. 12명 정도의 담당자들이 모인 회의장에 그가 들어왔다. “내가 누군지는 모두 알테니 소개는 생략하겠다. 당신들이 누군인지 그리고 내가 해줄 수 있는게 무엇인지 말해달라!” 며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참석자중 한 사람이 자신은 애플소속이 아니며 맥월드 이벤트를 담당하는 외주회사 대표라고 인사 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잡스는 “지금까지 내가 본 맥월드 컨퍼런스는 정말 형편없는 행사였다. 더 이상 당신 회사의 서비스는 필요치않다. 미안하다. 그만 자리를 비워달라”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시간 부터 모든 업무관련 회의내용은 예외없이 비밀이며 만에 하나 밖으로 말이 새나갈 경우 그 자리에서 해고다. 그러니까 지금 옆에 앉아있는 동료를 잘 보고 그들을 믿을 수 없다면 지금 회사를 떠나는게 좋을게다”고 경고했다. 출근 하루만에 애플 전직원들의 군기가 바로 잡히는 순간이었다. 잡스는 곧바로 회사 로비에 대형 포스터 하나를 붙였다.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작전 캠페인 포스텨였다. “말이 새면 배가 침몰한다” (Loose Lips, Sink the Ship)

실리컨 벨리의 상징적인 기업 애플은 그야말로 자유로운 히피문화 집단이었다. 청바지에 티셔츠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직원들은 사무실에 개를 데려오고 매일매일 팀별 파티를 열어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특히 개발 직원들은 하루종일 회사 잔디밭에서 놀고 있어도 누구하나 뭐라는 사람이 없었다.

대다수의 애플직원들은 잡스가 떠난 이후 입사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신화 같은 존재인 잡스의 복귀는 큰 기대를 걸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내가 짤리는거 아닌가”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급반전 되면서 숨쉬기 조차 힘들어졌다. 잡스는 개발담당 전체 부서의 팀별회의를 주재했다. 중간간부를 무시한채 실질적으로 개발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팀별로 불러들였다. 그들은 잡스에게 직접 업무 보고를 했고 그자리에서 회사의 미래와 이익을 위해 팀의 존재가치를 입증해야만했다. 여기서 내용이 신통치 않으면 그 팀은 그날로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직원들에겐 공포의 순간이다. 하지만 잡스는 애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순식간에 섭렵하면서 해야할 것과 해선 안될 것을 결정했다. 한때 3만명에 일르렀던 직원들을 존 스컬리 말년부터 감원의 수순을 받아들였다. 마이크 스핀들러와 길 아멜리오 대표 체제를 거치면서 전체직원은 1만8천으로 줄었고 잡스는 여기서 절반을 더 줄였다. 적자폭을 줄이고 시한부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어쩔수없는 고육책이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제일 먼저 손대는 것이 감원이라면 그건 너무 쉬운일이다. 문제는 어떻게 돈을 벌것인가를 찾아야만했다. 잡스는 회사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30여종이 넘어가는 애플 제품 라인업을 단 4가지로 줄이는 작업을 시도했다. 불필요한 레이저 프린터라던가 스캐너의 생산을 중단 조치했고 수십종의 애플 컴퓨터를 단종시켰다. 그는 전문가와 일반인을 위한 데스크 톱 컴퓨터와 노트북 신상품 개발계획을 각각 제시했다.

다행인것은 애플에겐 절대로 빠져나가지 않을 전세계 애플 광팬 약 8백만명이 존재했다. 애플 팬보이스라고 불리는 이들은 애플 제품을 하나의 혁명적인 문화 상품으로 여기면서 잡스를 우상으로 떠받드는 이들이었다. 지난 세월 애플은 불량제품을 양산하고 운영체제의 더딘 업데이트로 애플 팬보이스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잡스는 이들을 다시 사로잡아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잡스는 넥스트의 운영체제를 개발한 아비 태버니언을 소프투에어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 말많고 탈많은 기존 애플 운영체제 시스템 8의 업데이트를 주문했다. 그런후 넥스트 기반의 새로운 운영체제 “OS X”로 나갈 것을 발표하면서 시들어가는 애플 팬보이스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애플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실제 애플이 잡스를 대표로 선임하던 날 애플주식은 13달러에서 20달러로 치솟으며 잡스에 대한 월스트릿의 기대감을 표출했다. 92년 60달러에 이르렀던 주가가 3분의1로 떨어진 상태였지만 잡스는 벌써부터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애플의 회생을 위해선 뭉칫돈이 절실했다. 이때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 공명이 수세에 놓인 오나라를 위해 짚더미 배를 몰아 조조 군대로부터 싸움 한번 하지 않고 수백만개의 화살을 탈취한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맥 월드가 열린 보스턴에서의 일이다. 대표 취임후 첫 공식행사인 컨퍼런스 키노트에 잡스가 등장하자 청중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열광했다. 이날 잡스는 더 이상 마이크크로소프트가 적이 아님을 공식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위성으로 연결된 초대형 화면에 등장해 애플 개발자들에게 인사까지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게이츠의 등장에 야유까지 퍼부었다.

잡스는 청중들을 진정시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1억5천만달러를 애플에 투자했으며 향후 5년동안 애플용 오피스를 지원할 것을 공개했다. MS 오피스는 피씨에서도 베스트 셀러 소프트웨어였지만 맥킨토시에서도 한해 8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킬러앱(killer app)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1억5천만달러의 뭉칫돈을, 그것도 주총참석권이 없는 주식을 사들였지는 지금까지도 실리컨 벨리 최대의 미스터리다. 경쟁사가 나타나면 싹부터 잘라버리는 무자비한 행태로 유명했던 빌 게이츠가 애플을 죽여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왜 살려주는 것인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였을까?

comment : (0)

      [Save a Comment]

[Prev]
 LA
 SEOUL
   JP
   Mission Viejo, CA,
   United States
   THE GREEN FUSE (RSS 구독)
   LaymenBlog
   x86os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