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2.0] 20. 미니멀리스트 경영인

November 19,2011                      hit:(3538)

Link#1 :
Link#2 :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돌아와 제품개발부에 던져준 화두는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 전략이었다. 50여가지에 이르렀던 애플 제품을 단번에 4 종류로 줄이라는 것이었다. 소비자 계층을 프로페셔널과 일반인 부류로 나누고 각 계층을 위한 데스크 톱 컴퓨터와 노트북 폼펙터의 신제품 개발전략이었다. 프로를 위한 파워맥 G3 데스크 톱 컴퓨터와 파워북. 일반 소비자를 위한 iMac과 iBook이 잡스의 단촐한 목표였다.

얼마전 타계한 잡스에게 21세기 최고의 경영지라는 수식어가 붙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절제된 집중 경영"이었다. 그는 컴퓨터 제조 회사의 CEO들이 가장 빠져들기 쉬운 패착이 제품 라인업의 확장 때문이라고 믿었다. 존 스컬리에서부터 길 아멜리오까지 잡스 이전의 최고경영자들은 취임하자마자 모두 제품 종류를 늘리기에 혈안이었다. 수입 다변화! IBM, HP, 델과 같은 컴퓨터 제조업체가 지금까지 고집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악하고 불완전한 제품 양산으로 회사에 독이되는 마치 마약과도 같은 전략이란 것을 잡스는 파악했다. 그는 개발 회사의 집중력이 흩어지면 완벽한 제품개발 및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애플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은 지금까지도 "한번에 하나씩"이라는 모토가 주어진다. 결정된 개발 방향 한가지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100% 완성되고 만족하면 그 다음 제품 개발로 넘어가는 식이다. 스티브 잡스가 시도하는 모든 결정의 배경엔 "단순화 집중화" 바로 미니멀리스트 철학이 담겨있었다.

잡스가 애플 컴백후 처음으로 선을 뵌 그의 신제품 iMac은 사실 새로울게 별로 없었다. 올인원 컴퓨터였지만 이미 매킨토시가 존재했고 다른 PC 제품들과 비교했을때 성능이나 기능에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사탕색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한 디자인으로 완전히 다른 제품을 선보였고 동시에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했다.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2 스텝이면 인터넷에 연결된다고 제품을 홍보했다.

그 결과 모두가 안된다고 비판했던 iMac이었지만 출시 8주만에 1백만대 판매 돌풍을 몰고 왔다. 이로써 잡스는 풍전등화의 애플을1년만에 흑자기업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경영자로서 스스로 이룩한 최초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잡스는 성공의 기쁨에 도취돼있을 여유가 없었다. 그는 넥스트에서의 실패를 뼈저리게 기억하고 있었다. 가장 큰 실수는 재고관리의 실패.

잡스는 애플의 재고전략이 새로운 차원으로 관리돼야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이에 적합한 인물을 찾아나섰다. 그가 애플에 복귀했을때 엔지니어들은 우대했지만 매니지먼트와 마케팅 부서는 가장 혐오하는 대상이었다. 애플의 실패가 그들로부터 시작됐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최고의 컴퓨터 제조사 컴팩의 팀 쿡이라는 중간관리자가 잡스의 눈에 들어왔다. 알라바마주 오번대 출신의 쿡은 중국 생산라인 관리자로서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고 있었다. 잡스의 스카웃 제의에 팀 쿡은 기다렸다는 듯이 적을 옮겼다.

쿡의 오퍼레이션 방식은 당근과 책찍이다. 부품 공급업체에 선금지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대신 납기의 유연성을 조건으로 내걸어 애플에 재고 부담이 쌓이지 않는 경영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전국 18개의 애플 디스트리뷰션 센터를 6개로 줄이는데 성공하고 길바닥에 버려지는 낭비를 일소했다. 그의 독보적인 서플라이 체인 관리 방식 때문에 잡스의 영원한 오른팔로 인정 받았으며 오늘날의 애플을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잡스는 또 마크로미디어사의 마케팅 담당인 필 쉴러를 접촉했다. 보스턴 컬리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영문학박사 과정을 중퇴한 이력의 쉴러는 실리컨 벨리를 찾아와 마케팅 분야를 섭렵하고 있었다. 파이널 컷 개발과정에서 알게된 인연으로 잡스는 쉴러의 마케팅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쉴러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챙기기로 유명했으며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마케팅으로 잡스의 신뢰를 얻었다.

80년 애플 컴퓨터가 뉴욕증시에 상장됐을때 직원들의 평균나이는 23세. 히피출신의 반항아 집단으로 시작했던 컴퓨터 회사 애플이 이제 중년의 노련하고 경험있는 실무진들로 채워져 나갔다. 잡스의 목표는 분명하고 명확했다. 우주를 흔드는 신제품 개발 뿐만아니라 자신이 공동창업한 애플을 세계최고 기업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모든것을 관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스스로 제품 디자인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회사를 정비했다.

98년 겨울이되면서 재미난 마케팅 현상이 할리웃에서 포착됐다. 98년 말 할리웃 최고의 여배우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등장한 작품 "You've Got Mail"은 당시 들불처럼 퍼져나가는 인터넷 저변화 현상을 배경으로 30대의 직장인 남녀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로맨스를 이어가는 스토리였다. 히트작은 아니었지만 잔잔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작품이었다. 테크월드에 이 영화가 준 포인트는 극중 애플 파워북의 등장이었다. 작품의 사랑스런 히로인 멕 라이언은 애플 파워북을 사용했고 상대역인 탐 행크스는 피씨 데스크 톱을 사용했다. 애플 방식의 할리웃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단적인 사례가 있다. 첨단 정비가 동원된 인기 액션 드라마 "24"를 보면 테러리스트가 사용하는 컴퓨터 노트북은 모두 PC 기반이다. 반면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는 CTU(Counter Terrorism Unit)에서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 장비는 애플이었다. 애플은 할리웃과 연계한 이른바 PPL 이미지 마케팅을 위해 한해 수억달러를 퍼붓고 있으며 그 전략은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라는 잠재의식을 퍼트리는 것으로 상당한 효과를 가져왔다.

98년은 애플 재도약의 초석이 마련된 해였다. 잡스는 애플 지휘봉을 잡자마자 소프트웨어 담당 디렉터 애비 태버니언에게 향후 15년을 내다볼 수 있는 운영체제 Mac OS X를 만들라고 주문했었다. 1년이 지나면서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담당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15년후를 대비한 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동시에 자신은 급변하는 테크놀러지 업계의 움직임을 보면서 애플의 미래를 이끌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이때 잡스가 떠올린게 바로 "디지털 허브"(Digital Hub). 당시로서는 추상적인 희미한 아이디어였지만 그에게는 실리컨 벨리의 미니멀리스트 경영인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한줄기 빛이였다.

comment : (0)

      [Save a Comment]

[Prev]
 LA
 SEOUL
   JP
   Mission Viejo, CA,
   United States
   THE GREEN FUSE (RSS 구독)
   LaymenBlog
   x86os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