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2.0] 27. 그 고집....

February 25,2012                      hit:(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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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장점을 논할때 여지없이 등장하는것이 그의 “집중력”이다. 마음과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보통사람들의 그것을 초월하는 집중력은 때로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유사이래 수많은 천재들과 세상을 바꾼 지도자들에게서 발견되는 흔한 공통점이다.

이처럼 잡스의 집중력이 가져운 결과물은 1997년 파산에 직면한 애플 컴퓨터를 떠맡아 경쟁력있는 회사로 반전시킨 것과 단기필마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업계를 개척한 픽사의 성공 등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보다 미시적 관점에서 들여다본 잡스의 집중력은 사안별 단순화 작업을 거쳐 한 가지 일에 자신의 모든 능력을 집중시키는 능력으로 비쳐졌다. 물론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가 따르는 것일뿐 만약 실패한 경우라면 집중력은 ‘아집’으로 폄하되기 일쑤다.

이런 잡스의 일면을 두고 그의 부인 로렌 잡스는 납편의 공식 전기를 쓴 아이작슨에게 “Magical Thinking”이라고 말한적이 있다.

전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과 음반업계를 송두리째 바꾼 잡스는 iPod/iTunes의 성공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리더는 1천가지 방법으로 ‘노우’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잡스의 집중력을 의미하는 일화다. 잡스를 찾아오는 개발팀의 엔지니어는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우선적으로 설명하기 바빴다. 하지만 잡스는 불필요한 기능에 대해 “노우”라고 말하면서 우선 아이디어의 단순화 작업을 요구했다. 가지치기가 진행되고 가장 필요되는 기능과 그것의 가능성이 보일때 개발이 시작되고 이때부터 잡스는 모두의 집중력을 끌어내는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다. 이런 프로세스는 애플 경쟁력의 기본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잡스 경영론에는 항상 “한번에 한 가지씩”이란 말이 수도없이 등장한다. 불필요한 가지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혹 빠지기 쉬운 더 다양한 기능의 유혹을 차단하면서 개발의 방향을 한 가지로 집중하는 잡스의 능력이야말로 부인의 말처럼 “Magical Thinking”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집중력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드러나고 말았다.

실리컨 밸리를 새롭게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스티브 잡스는 2004년 7월 애플의 전직원들에게 이멜을 띄웠다. 자신이 췌장암의 일종인 세포 신경내분비암 진단을 받았지만 이는 수술로 고쳐질 수 있는 췌장암의 1%에 해당하는 희귀병으로 9월에는 다시 복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모두가 경악했지만 그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리고 그해 9월 잡스는 건강한 모습으로 애플 대표직에 복귀했다.

잡스의 공식 전기를 보면 실제상황은 많이 달랐다. 잡스가 처음으로 췌장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때는 직원들에게 이멜을 보내기 10개월 전이었다. 2003년 9월 담석증세를 보여왔던 잡스에게 CT촬영을 권했던 의사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챘고 이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조직검사를 통해 췌장암의 1%로 알려진 신경내분비암에 걸린 사실이 드러났다. 물론 스티브 잡스와 가족 그리고 그가 가장 신뢰하는 일부 사람들만 알았다.

당시 스탠포드대학병원 암전문의들은 1%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췌장암이란 판정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잡스에게 당장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노우”라는 답변을 들어야했다. 잡스는 자신의 몸이 수술대에 올라가는게 싫다면서 대체의학을 통해 치료 하겠다고 고집했다. 잡스의 부인도 그 고집을 꺽지 못했다. 평생의 친구이자 애플 이사회 멤버였던 아트 레빈슨은 수도없이 잡스를 찾아가 수술 받으라고 설득했으나 그의 고집을 꺽지 못하자 친구의 연을 끊겠다고까지 말했었다. 그럼에도 잡스는 요지부동이었다.

10대때부터 동양철학에 심취했던 잡스는 채식주의를 신봉했고 공복을 통해 자신의 기를 집중시키는 명상 훈련을 즐겼다. 회사 이름을 “애플 컴퓨터”로 지은것도 대학시절 사과 과수원에서 아르바이트면서 사과 다이어트를 했기 때문이다. 그의 대학 친구 댄 카키는 잡스와 함께 한달 내내 사과만 먹으면서 산적도 있다고 말했었다. 이후 잡스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당근이었다. 아침은 당근주스, 점심은 과일 샐러드, 저녁은 당근 샐러드. 말이 샐러드이지 드레싱도 없이 채썰은 당근만 먹곤했다.

많은 의사들이 잡스의 그릇된 식생활이 췌장암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췌장이란 고단백질 소화 효소를 만드는 장기이지만 잡스는 한창 성장할 나이때부터 육류와 우유를 통한 단백질 섭취를 거부해왔고 그의 췌장은 할일을 놓고 지내다 결국 고장났다는 분석이었다.

잡스는 암에 걸린 사실을 알았음에도 아무일도 없는것처럼 일에 집중했고 사업은 그의 의도대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는 자신이 업무적인 판단을 내리려하는 순간 눈앞을 가리는 그 어떤 장애물도 배제하고 하고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보여줬다. 또 그러한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기에 암을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이같은 사실은 아이작슨의 전기에 고스란히 수록됐다. 물론 훗날 잡스가 후회하기도 했던 부분이지만 2003년 암 판정을 받은 잡스는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침술과 약초, 명상 등 대체의학을 시도하며 9개월의 시간을 소모했다.2004년 7월 잡스는 더이상 고집부릴 시간이 없었다.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것이 발견됐다. 그는 결국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9개월전에 수술을 받았다면이란 가정을 생각해볼수있다. 전문의들은 훨씬 더 좋은 조건에서 수술하는 것임이 틀림없지만 그렇다고해서 암이 전이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순 없다고 말한다. 그를 아낀 많은 사람들이 잡스의 고집을 꺽지 못한 것을 몹시 애통해한것도 사실이다. 제3자적 시점에선 적어도 잡스의 어설픈 의학지식과 동양철학에 기반한 의지력 맹종이 불러온 비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 스스로는 어떤 불평도 없었다.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면서 해야할 일을 밀어부치고 있었다.

당시 잡스와 관련한 건강상태는 실리컨 밸리의 누구도 알 수 없는 비밀에 부쳐졌고 모든 사람들은 그가 완쾌됐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2005년 6월 잡스는 스탠포드대학 졸업식 연사로 등장했다. 이때의 연설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최고의 졸업식 연설”로 치부된다.

캘리포니아의 화창한 초여름날 그를 암환자로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날 그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비밀에 쌓였던 자신의 인생사를 고백했다. 솔직한 고백을 바탕으로한 세가지 스토리로 이어진 연설내용은 첫째 자신의 출생비밀. 태어나자마자 양부모에의해 길러졌고 이후 대학생활을 접기까지의 개인사였다. 두번째는 애플을 공동창업했지만 쫓겨나서 방황했던 사업가의 실패담을 토로했다. 마지막 세번째 이야기에서 그는 췌장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고 이제 완쾌됐다며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질문합니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해야할 일을 주어진 시간내에 끝낼 수 있을까? … 죽음은 인생이 만든 가장 창조적인 일입니다.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것이죠. 지금 이순간 졸업생 여러분이말로 새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사는 우를 범하지 맙시다. 그래서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여러분들께 이 자리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되돌아 보건데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그날의 연설은 스티브 잡스 자신에 대한 다짐이었다!

97년 애플 복귀후 제2의 인생을 살아온 경영인 잡스였다. 벼량끝에 서서 나를 따르라는 자신감과 미래의 비젼을 보여주면서 죽어가던 회사 재건 성공했다. 그리고 스탠포드 졸업식장의 연단에선 그는 매일 아침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죽는 그날까지 새로운 창조자로서 자신의 “Magical Thinking” 능력을 총동원해 제 3의 인생을 살겠다는 일념을 토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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