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따라잡기 12..."My Life as a Gambler"

April 14,2010                      hit:(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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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잡기가 몹시 어려웠습니다. 이래저래 자꾸 치근덕대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예전처럼 생각이 솟아나질 않더군여...^^ 아이패드를 손에들고 여러 생각을 해봤지만 딱히 여기 시리즈에 어울리는 소재를 못찼았습니다. 아니 이미 써댄게 많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죠...ㅋ

헌데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지난주 애플의 스페셜 미디어 이벤트에서 스티브 잡스는 정말 "잡스스러움"이 어떤것인지를 재 확인 시켜줬습니다. 제가 본 시각은 바로 제목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천성이 도박사!" 전세계 테크 전문가들은 "또 다시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인가"(History Repeat, itself?)라고 하더군여. 잡스의 지난주 키노트가 결국 테크놀러지 업계 이념 싸움에 불을 지핀게 돼버렸습니다. 회원님들과 함께 살펴보죠.

84년 컴퓨터 업계의 혁명적인 매킨토시를 성공적으로 런칭했지만 애플에서 무참하게 짤렸던 잡스를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잡스를 몰아낸 애플 이사회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두려웠던게 "물불을 가리지않는 잡스의 개발 마인드"였습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revolutionary thing)과 차세대 대박 (next big thing)"만을 고집했던 잡스였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제정신 박힌 경영인들이 잡스의 생각을 보면서 회사를 걸고 도박을 벌인다고 해도 크게 틀린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천재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은 그를 제외한 나머지가 어쩔 수 없는 범인으로서의 실수라고 치부됐지만요.

또 바로 직전의 "스티브 잡스 따라잡기 11" (http://jpthegreenfuse.com/content.php?c_num=267)에서 나온 인용입니다. 94년 롤링스톤스와의 인터뷰에서 잡스는 "우리가 위험을 떠안으면서 내렸던 결정을 통해 배운것은 단순히 1.5배, 2배의 이익을 노린것이 아니다...혁신적인 도전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4-5배의 수확은 돼야한다"고 했습니다. 당시 인생 최악의 시기였지만 잡스가 가진것은 변함없는 도박사의 배짱이었습니다.

그랬던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당시 9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테크언론을 대표했던 로버트 클린질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체 왜 그(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려는지 모르겠다. 이길 수 없는 게임이란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을 텐데..."라고 말했습니다. ( http://www.cringely.com/2010/04/masters-tournament/ )것두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잡스의 도박성을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스티브 워즈니악과 공동창업했고 자신을 쫓아냈던 회사였지만 인생을 건 도박으로 애플 재건에 몰입했던 잡스입니다.

이제 모두가 알다시피 애플은 전세계 최고의 테크놀러지 회사입니다. 다시 말해 잡스의 도박은 성공작이었거 그 결과물은 엄청난 것입니다. 지난 10년 테크월드를 주도헸고 현재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있습니다. 아이팟으로 아이폰으로 그리고 이제 아이패드와 아이폰 OS 4.0으로 판을 새로짜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270"이란 숫자를 잊지 마세요. 오늘 현재 애플 주가는 243달러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270달러를 돌파하면 애플은 싯가총액으로 마소를 제치고 테크놀러지 업계 최고회사로 등극합니다.(물론 마소의 주식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을 가정할때입니다.) 미국에서 정유사 Exxon 다음으로 가장 큰 회사가 되는 겁니다. 이런 얘기가 지난해 처음 나왔을때 월가 전문가들은 마소를 따라잡는데 "3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올해안에 벌어질 일이란 확신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금 유동성 보유도 400억달러가 넘어섰고 여전히 경기불황의 먹구름이 전세계시장을 뒤덮은 판국이지만 애플 혼자만이 매분기별 기록적인 매출과 수익율을 쓰고 지우고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잘되는 것과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분명 다른 이슈입니다만 잡스는 지난주 인생을 건 도박을 다시 한번 감행했습니다. 힘을 가졌을 때 더 크게 밀어부쳐라는 이야기가 가장 어울리거 같기도 합니다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간담이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의 도박판입니다. 함축적으로 말하자면 잡스의 이런 도박은 iPhone OS 4.0의 개발자 계약 조항 3.1.1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이폰 OS 4.0 SDK는 여러가지 최신 기능과 추가 기능으로 포장됐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다른데 있었습니다. 이 SDK 3.1.1 조항을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개발자들이 아이폰/아이패드/아이터치 등을 위해 만들려는 프로그램은 모두 C, C++, Object-C 등 오리지널 컴퓨터 언어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며 소위 크로스 플랫폼 컴파일로 만들어지는 앱은 무조건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며칠전 출시된 어도비 CS5에는 플래쉬 기반의 프로그램을 간단히 애플 아이폰 용으로 변환시켜주는 툴이 들어있지만 잡스는 이런 어플을 앱스토어에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잡스의 이런 의지는 파워 블로거 존 그루버에 의해 다음과 같이 잘 설명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junno님께서도 알려주셨습니다.)

"애플이 만들어낸 앱스토어 플랫폼을 결국 모빌업계 표준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현재 모빌시장에서 아이폰은 가장 많은 앱을 갖고 있고 잡스는 그렇게 계속 주도권을 가지려 하고 있다. 어도비의 플래쉬나 마소의 .net으로 만들어지는 크로스 플랫폼 어플들이 아이폰용을 전환되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로서 아이폰 OS의 독창성은 사라지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오늘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됐는지를 그대로 시도하는 것과 같다. 윈도즈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개발자들이 윈도즈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결국 사용자들은 윈도즈용 소프트웨어가 많았기 때문에 왼도즈 피씨를 구매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결국 라이센스란 이름으로의 돈을 찍어낸 것이다." (http://daringfireball.net/2010/04/why_apple_changed_section_331)

일각, 특히 개발자 업계에서는 "잡스 너 미쳤냐"란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어도비 플래쉬 지원세력을 대표하는 리 브림로우는 "그래 니들 멋대로 해봐"라는 컬럼을 휘갈겼습니다. 애플이 개발자의 따귀를 갈겼다는 소리도 나옵니다. 개발자 그렉 슬리팩은 "잡스씨, 정말 미친짓 아닙니까"라는 공개 이멜을 보냈고 이에 대해 잡스는 "그루버의 코멘트를 보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란 답장을 보낸것도 노출됐습니다. 지금 이시간 개발진영내에서 애플 성토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애플의 폐쇄성이 도마에 오르는 형국입니다.

그나마 애플의 시대정신을 읽고 있는 부류중 테크 크런치의 에릭 숀펠트같은 기자는 "IBM과 MS와 싸우다 부셔졌던 것을 반복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그랬던 경험을 살려 이번엔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http://techcrunch.com/2010/04/09/is-steve-jobs-ignoring-history-or-trying-to-rewrite-it/?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3A+Techcrunch+%28TechCrunch%29 )

잡스 입장에선 판을 키우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80년대에서 90년대까지 애플은 IBM과 MS와 싸웠고 처참하게 패했습니다. 승자는 물론 MS였구요. 지금 애플은 매킨토시와 함께 소비자 가전회사로 거듭나있습니다. 모빌시장의 최강자입니다. 헌데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어도비와 같은 회사와 길고 긴 승부를 벌여야합니다. 표면적으로 애플은 이번 iPhone OS 4.0에 새로운 기능인 iAD를 추가했습니다. 구글과의 전선에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너희가 검색을 통해 광고를 한다면 우리는 App을 통해 광고를 해주마"가 잡스의 답입니다. 지난 주 잡스는 "검색이 아니라 이제 App"이라고 말했죠. 또 개발자 환경에서 단호하게 어도비 플래쉬의 뿌리를 뽑아버렸습니다.

돈을 버는것도 중요하지만 돈버는 메카니즘을 순수 애플 혈통으로 지키겠다는...어찌보면 소프트웨어만으로 이룩한 마소 성공의 프로세스보다 더 치열한 전선을 벌여놓은 것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장악하겠다는 것이니까요. 반면 구글은 90년대의 마소입니다. 모두가 맘대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가져다 사용할 수 있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해야할 듯합니다. 안드로이드 폰이 많이 팔리면 소프트웨어가 많아지고 이 소프트웨어가 많아지면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폰이 잘팔리게되는 것이겠죠. 마찬가지로 애플 역시 현재의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앱을 계속 충만시켜주면 소비자는 그 앱을 보고 계속 아이폰과 아이터치, 아이패드를 사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90년대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당시 애플의 컴퓨터 시장 점유율은 마소의 그것을 넘 볼 수 없는 4%대 였습니다. 니치마켓 쥐어틀고 앉아서 우리 하드웨어와 우리 소프트웨어만을 고집했던 것입니다. 헌데 지금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은 90년대 마소처럼 시장을 장악하진 못했습니다. 아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잡스는 현재 아이폰의 30%대 시장점유율과 18만가지가 넘는 앱스토어의 성공만으로도 도박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민고 있습니다.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빈과 래리 페이지는 지난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잡스는 우리의 스승님이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게 결국 스승을 배반하는 행위라해도 구글이 살기위해서는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 구글 역시 처절합니다. 일단 한해 2백50억달러의 광고매출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모든게 검색엔진 광고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피씨 시장은 날로 좁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검색 광고 수입도 계속 줄어드는 시장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지 않으면 구글로서도 미래가 불투명하죠. 그래서 뛰어든게 안드로이드 폰 사업입니다. 스마트폰 모빌 광고를 노리기 위해서죠.

스마트 폰 모빌시장에서의 광고수익이 구글 생각대로 검색에서 창출될지 아니면 잡스 생각처럼 app에서 창출될지가 미래의 관건입니다. 애플의 미래 비젼은 다양한 전략적 선택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단순합니다. 애플 상품이 많이 팔리면 되는 것이죠. 아이폰의 성공이 아이패드로 이어지고 또 아이폰 4.0이 성공하는 판세로 나간다면 잡스의 계산된 도박은 욕을 먹는다해도 필연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테크놀러지 업계, 특히 인터넷 업계의 생리란게 단순한 기술 하나가 사용자 흐름을 바꿔놓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기 때문에 2010년 잡스의 도박이 무섭도록 놀라운 것으로 보여지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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