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2.0] 22. 음반업계 혁명!

December 17,2011                      hit:(3463)

2001년 겨울 테크월드의 어느 누구도 아이팟(iPod)의 성공을 점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누가 399달러 MP3 플레이어를 살것이냐.”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팟은 시작부터 순항이었다. 애플의 손바닥 보다 작은 아름다운 기기에 반해서는 아니었다.

애플은 아이파드 런칭전 아이튠스(iTunes)라는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이튠스는 아이팟 성공의 열쇠였다. 당시 PC업계는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었다. 나스닥지수는 절반으로 떨어졌고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망하고 있었다. 빛의 속도로 성장하던 IT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잡스는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선 자신의 디지털 허브 전략을 정비할 필요를 느꼈다. 인터넷을 통해 보다 다양한 컴퓨터 활용의 시대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누구도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만 만드는 회사였고 HP, 델, 컴팩 등 PC 회사들은 하드웨어만 만들고 있었다. 잡스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통합관리하는 애플만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발단은 캠코더의 저변화. 잡스는 컴퓨터를 활용해 캠코더로 만든 패밀리 무비 저장소를 소비자들에게 안겨줬다. iMovie였다. 또 iDVD라는 디비디 제작툴을 제시했다. 이런 응용프로그램이 잡스가 최초로 만든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초당 800mb의 전송스피드 규격인 FireWire를 애플 컴퓨터에 장착하는 것으로 캠코더에서 컴퓨터로의 자료파일 이동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켰다. 또 iMovie/iDVD 등 응용프로그램은 가장 사용하기 쉽고 단순하게 고안된 것들이었다. 여기에 iPhoto를 더해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최상의 사진파일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그리고 2000년 겨울 아이튠스가 등장했다. 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넵스터나 Kaza등의 불법 사이트를 통해 방대한 양의 디지털 음원을 다운받고 있었다. 이런 음원을 리스트화하고 관리하는것만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아이튠스는 MP3 플레이어와 뮤직 파일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역시 사용자 편리성을 최대한 강조한 응용프로그램이었다.

애플의 이런 응용프로그램들은 캠코더/디지털카메라/MP3 플레이어 등 각종 소비자가전기기의 자료를 애플 컴퓨터에서 자유롭게 간편하게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디비디까지 만들어주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었다. 특히 아이팟과 아이튠스의 매치는 그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조합이었다. 덕분에 애플은 iMac, iBook등 컴퓨터와 아이팟 판매 증가라는 1석2조 효과를 보고 있었다.

기회를 잡은 잡스는 애플 경영진과 이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2년 7천5백만달러 연간광고 예산을 아이팟 TV광고 하나에 올인한다. 잡스는 iMac등 다양한 애플 제품이 아이팟 인기의 헤일로 효과를 보게될 것이란 고집을 굽히지 않았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잡스의 디지털 허브 전략은 컨셉이었지 새로운 창조가 아니었다. 아이튠스를 비롯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도 애플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이팟 역시 최초의 MP3 플레이어도 아니었다. 하지만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애플이 하면 다르다”는 인식을 품게됐다. 공통점은 간편하고 단순하며 우아하다는 생각이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략은 스티브 잡스의 경영에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의 성공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 뿐만 아니라 애플을 세계 최고의 회사로 올려놓겠다는 야심의 합작이었다. 그는 하나의 성공을 발판으로 또 다른 도약을 꿈꿨으며 그러한 끊임없는 비젼은 실리컨벨리의 CEO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었다.

잡스는 아이튠스의 확장을 원했다. 이미 아마존과 이베이등 온라인 쇼핑 사이트의 성공을 익히 보고 있던 잡스였다. 그는 아이튠스가 불법다운로드 MP3 파일의 프로그램이 되기 보다 합법적으로 구매한 음원파일의 사용자툴이 되길 더 원했다. 음반업계는 자신들의 상품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유통되는 것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다. CD 매출은 99년 대비 70%나 하락한 상황이었다. 2002년 여름 잡스는 워너 뮤직을 인수한 AOL Time Waner 그리고 Sony 경영진과의 미팅을 주선했다. 디지털 음원 라이센스 계약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날의 미팅은 실패였다. 서로가 원하는 바를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음반회사들은 디지털 음원사업 진출이 더 큰 손해를 불러올까 겁내고 있었다.

한편 소니와 유니버셜 뮤직은 PressPlay 사이트를 런칭했고 AOL 타임워너는 EMI와 함께 MusicNet란 사이트를 시작했다. 두 사이트는 각 음반사가 보유한 음원만을 스트리밍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스트리밍은 다운로드가 아니라 클릭 한번에 한번만 플레이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용 방식 때문에 모두 실패였다.

잡스는 다시 타임워너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뮤직러버들은 곡을 소유하길 원한다”면서 다운로드 방식의 아이튠스 스토어를 소개했다. 한곡당 99센트. 음반회사와 애플이 7대3으로 나누자는 것이었다. 타임워너는 애플이 컴퓨터 시장점유율이 5%란 생각에 착안해 잡스의 제안대로 따라가도 손해볼게 없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문제는 또 있었다. 음반사가 잡스의 제안을 수락해도 음원파일의 제작자와 뮤지션들의 승인을 받아야했다. 잡스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뮤지션들과의 미팅을 시도했다. 아이튠스의 디지털 음원 유통이 얼마나 안전하고 서로에게 득이 되며 불법다운로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란 것을 설파하고 다녔다.

잡스는 타임워너에 이어 유니버셜을 아군으로 만들고 U2, 에미넴, 머라이어 캐리 등 최고의 뮤지션들을 설득해나갔다. 뮤직업계는 다수의 음반유통사와 이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연합체이다. 잡스는 한두개 음반사로 아이튠스 스토어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토끼몰이를 하고 있었다 CBS 뮤직 그리고 마침내 가장 큰 소니 뮤직까지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롤링스톤의 미크 재거, 세럴 크로우, 레드제플린, 마돈나의 협력까지 약속받으면서 유명 뮤지션들이 떼지어 아이튠스 유통을 승인했다.

음반업계 사람들은 당시를 이렇게 회술한다. 보통 아이티업계와의 사업프로젝트를 논의할때 담당자들이 찾아오는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항상 대표이사가 직접 등장했고 그 때마다 잡스가 애플의 아이튠스 스토어를 직접 데모했다. 음반업계가 잡스를 다시보기 시작한 것이다.

2003년 4월 잡스는 디지털 음원의 인터넷 유통을 목적으로 한 아이튠스 스토어를 공식 런칭했다. 20만곡을 준비했고 가격은 곡당 99센트. 애플은 음반업계와 뮤지션들에게 6개월내로 1백만 곡 판매를 예측했지만 뚜껑이 열리자 단 6일만에 1백만곡 판매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3년이지나 10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모두 합쳐 전세계 최대 음원 유통사로 올라섰다. 잡스의 성공은 애플만의 성공이 아니었다. 60년이 넘게 유지돼온 음반업계 유통구조를 송두리째 바꾼 또다른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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