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주인인 언론

August 14,2012                      hit:(3242)

‘페니 프레스(Penny Press)’는 한부당 1센트의 신문이었다. 1883년 뉴욕선지의 발행인 벤자민 데이는 당시 임금노동자의 월수입과 맞먹은 6센트의 신문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신문을 선물한 데이가 있었다면 광고유치에 따라 돈줄을 간파한 퓰리처와 허스트는 공룡언론을 잉태시켰다. 뉴스기사·발행부수·광고로 이어지는 삼각함수는 매스 미디어 비지니스의 패러다임으로 굳어졌다.

이때부터 사회적 공기란 저널리즘의 본질도 변했다. 독자를 붙들기 위해 온갖 선정성 폭로기사를 양산했다. 궁극적으론 광고유치를 위해 언론의 양심을 파는짓도 서슴지 않는 행태가 만연했다. 언론계는 이를 두고 ‘want’와 ‘need’ 사이의 균형유지를 위한 노력이라고 자평한다. 독자들이 꼭 봐야할 심층 기사를 만들기 위해 광고주를 기쁘게하는 기사 제작도 필요하다는 변이다. 하지만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와의 거래’와 다를바 없으며 이런 비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처럼 언론을 향한 최대의 비판이 광고 유치에 따른 양심팔기에 집중하는 사이 언론계에 새로운 변화가 꿈틀거린다. 인터넷 시대가 찾아오면서 범람하는 공짜 컨텐츠 홍수 속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광고주를 속수무책 바라보던 언론사였다. 하지만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같은 굴지의 미디어 그룹은 언론계의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의 계열 언론사를 보유한 NYT 미디어그룹은 지난 분기 사상 최초로 구독료 수익 (2억3300만달러)이 광고수익(2억2000만달러)을 앞질렀다. 물론 NYT 그룹의 연매출 총액은 지난 2000년부터 하향세에 놓였지만 지난해부터 적극 홍보해온 온라인 유료화 정책으로 인해 구독료 증가란 돌파구를 마련했다. NYT의 온라인 유료정책은 공짜 뉴스와 유료 심층기사 서비스를 안배한 페이월(Paywall)시스템이다.

NYT뿐만 아니라 영국의 메이저 언론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소비시장을 촉발시킨 애플의 태블릿 아이패드가 등장한 2009년부터 FT는 모바일 앱을 통해 보다 세련된 온라인 페이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지난 3년 사이 3배의 구독자 증가와 올해는 전년대비 31%의 증가를 기록했다. FT에 따르면 올가을 내로 구독료 수익이 광고 수익을 앞지를 것이라고 한다. 이어 질세라 월스트릿저널과 런던 타임지 역시 유사한 온란인 페이월 시스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이 언론계의 독이자 약이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구독료 수익이 광고 수익을 앞선다는 의미는 이제 언론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과 같다. 광고주 기쁨조에서 컨텐츠를 소화시켜주는 독자에 대한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구독료 증가가 광고수익 하락에 의한 결과라는 말도 맞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인터넷 시대에 언제까지 광고주와 클릭수만 바라볼 수 도 없다. 언론사는 공짜가 아니라 돈을 내서라도 정보를 얻겠다는 소비자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그리고 그런 독자를 얻기 위해 불편부당한 진실추구의 기사를 제공해야한다. 독자를 무서워하는 언론, 그것이 가능한 시대를 기대해본다. X

comment : (1)

freeman   2012/08/16 07:21 [delete] Reply
거꾸로 보면.. 이젠 독자들이 광고주(?)이죠..
원래(?) 그래야했고.. ^^;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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